넌버벌 마당놀이 와르르 가족

넌버벌 공연은 전통 공연 단체인 합굿마을의 구성원들에게 도전적인 장르로 여겨졌습니다. 기존 마당 놀이 공연에서 일부 장면들을 비 언어적 요소로 실험적으로 통합해 왔습니다. '23년 12월 발표한 '와르르 가족'은 공연 전체 런닝타임을 온전히 넌버벌로 구성한 중요한 작품이 되었습니다. 이 공연에서는 출연자들이 들고 있는 소품이 악기가 되며 연주, 안무, 표정 연기를 통해 스토리를 전달합니다. 합굿마을이 전통 공연 에서 넌버벌을 도입한 이유는 전통 예술 형태에 새로운 시각을 도입하고 더 넓은 관객들에게 친화적 으로 다가가며,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정서로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유였습니다. '넌버벌 마당놀이 와르르 가족'은 현대적으로 확장된 전통 공연으로 관객들이 보다 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입니다.

마당놀이 넌버벌 '와르르 가족' 은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연로한 아버지를 모시고 어떻게든 살아가는 여덟 남매의 생활 전선 이야기 입니다.각자 일을 해서 하루 먹을 쌀을 구해오고, 온 동네 빨래감이며 바느질감 받아와 또 일을 하고, 어머니 재사상 차리려 고군분투 하는 모습들이 유쾌하게 펼쳐 지는 공연 입니다. 저희는 이 공연에서 전쟁의 트라우마 또는 비참함 보다는 그 상황에서 회복되어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에 주목하였습니다. 이러한 시각은 최민식 사진작가의 작품들로 부터 영향을 받았습니다. 한국전쟁 직후 외부에서 보기에 불쌍하거나 비참해 보일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, 주인공들은 그 상황에 아랑곳 하지 않고 삶의 에너지를 발산하며, 점차 치유되어 가는 모습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려내었습니다.